몰트만 지음 이신건 옮김 유석성 추천 10,000원 신앙과지성사
하나님은 희망이다!
결코 절망하지 말자!
『위르겐 몰트만 묵상 40』을 발간하며 / 이신건
몰트만은 현대 신학계에 혜성과 같이 나타났다. 엄청난 속도로 지구를 향해 달려오는 혜성은 신비한 불빛과 멋진 꼬리를 달고서 지구인을 갑자기 충격과 환호에 빠뜨린다. 이처럼 몰트만은 마치 혜성처럼 잠든 우리의 영혼을 한꺼번에 흔들어 깨웠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혜성은 오직 땅만을 바라보고 살던 우리의 시선을 신비하고 광막한 하늘 저편으로 돌려놓는 힘을 발휘한다.
바르트가 오랫동안 문화와 세상의 주변에서 서성거리며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던 우리의 시선을 “그리스도”에게 강력히 돌려놓았다면, 몰트만은 오랫동안 망각해 왔던 복음의 핵심인 “종말, 하나님의 나라, 희망”의 불꽃을 우리에게 던짐으로써 절망하고 잠든 영혼을 흔들었고, 우리의 시선을 다시금 미래를 향해 돌려놓았다.
혜성은 대개 산산이 조각난 돌멩이를 여기저기 흩뿌리고는 흔적 없이 사라지지만, 몰트만의 신학은 우리의 가슴 속에 거대한 운석을 여기저기 마구… 뿌려 놓았다. 그가 뿌려놓은 신학의 운석은 우리가 잘 풀지 못하던 수수께끼를 시원하게 풀어 주었고, 어디로 갈지를 몰라 허둥대던 우리의 발길을 다시금 미래의 희망으로 향하도록 강력하게 이끌고 있다.
그러나 그 동안 몰트만이 심어놓은 수많은 운석들은 크기와 모양과 성질이 너무도 달라서, 전문가가 아니면 이제는 도저히 제대로 맛보기 어려워졌다. 가난한 학도들은 그 많은 운석의 조각을 구입하기도 벅차졌다. 어쩌면 좋으랴? 그래서 고민 끝에 필자는 몰트만 신학의 중요한 핵심을 적당히 골라내어 이를 주제 별로 정리하여, 독자들이 더 쉽게, 더 부담 없이 읽도록 작은 책을 만들어 보았다.
“묵상”이라고 제목을 굳이 덧붙인 까닭은 지금까지 필자가 잇따라 펴낸 “칼 바르트 신학묵상”과 “디트리히 본회퍼 묵상 52”와의 연속성을 고려한 탓이지만, 독자들이 책을 싸게 사서 쉽게 읽고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 이제는 책을 꼭꼭 씹어 먹어야만 비로소 책값을 제대로 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수많은 책을 읽었지만, 책의 내용은커녕 목차와 심지어 제목도 생각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책 속의 내용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손발로” 넘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비로소 책이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데 말이다. 작은 고추처럼 이 책은 매우 맵고 달콤하니, 내 말을 믿고 한번 먹어보시라니까요!
머리글
『칼 바르트의 신학묵상』(대한기독교서회, 2009)과 『디트리히 본회퍼 묵상 52』(신앙과지성사, 2010)에 이어 또 하나의 “묵상집”을 독자들에게 내어놓는다. 비록 처음부터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세 권의 “신학묵상”을 연이어 발간하게 되었다.
독자들은 궁금히 여길 것이다. 왜 성서묵상이 아니고, 하필이면 신학묵상인가? 성서읽기만으로는 복음의 세계가 완전히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단편적이고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성서읽기는 성서를 오독하기 쉽다. 더욱이 굳혀진 편견과 고정된 시선으로 성서를 읽다 보면, 성서의 본의를 종종 왜곡할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성서를 마구 남용하거나 악용하기 쉽다.
그러나 건전한 성서 해석의 토대 위에서 신학의 중요한 주제를 체계적으로 해설하는 탁월한 신학자의 글은 성서와 교리를 입체적,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특히 교회에서 가르치고 설교하는 자들에게는 깊은 성서연구 못지않게 체계적인 신학연구도 오늘날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왜냐하면 성도들은 구태의연하고 감흥을 돋우는 설교보다는 내용이 알찬 설교를 듣기를 점점 더 소원하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몰트만 박사님은 탁월한 지성과 따뜻한 감성과 실천적 경험을 두루 소유한 우리 시대 최고의 신학자요, 필자의 스승이기도 하다. 그의 저서들은 한국에서 속속 번역되어 왔고, 많은 책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그러나 그의 저서를 통해 그의 신학을 이해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제는 저서의 부피와 수량도 만만치 않거니와, 내용도 간단히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깊어지고 복잡해졌다.
비록 여기에 소개되고 있는 글은 몰트만의 모든 책에서 두루 골라낸 것은 아니지만, 신학의 중요한 내용을 거의 망라하고 있다. 특히 그의 책 가운데서 이해하기 쉽고 심오하고도 아름다운 내용이 선별되었기 때문에 이 책은 다른 책보다 더 친근하게 읽힐 수 있을 것이다. 비록 부피는 소박하지만, 알찬 내용으로 가득한 이 책이 성도들의 신앙적 성숙을 위해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굳게 확신한다. 부록은 몰트만을 더 자세히 알기 원하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 위한 것이다.
불황 속에서도 양서를 꾸준히 펴내시는 신앙과지성사의 최병천 장로님과 직원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이 책을 들고 기뻐할 독자들을 생각하니, 나도 미리 기쁘다. 부족한 종을 기꺼이 부리시는 하나님의 세심한 손길에 깊은 감사를 느끼며, 곧 90세를 맞이하실 스승, 몰트만 박사님께도 감사드린다.
2015년 10월 10일
부천 성주산 아래에서
이신건 씀
차례
한국의 독자들에게·3
추천의 글·4
머리글·7
희망의 하나님
1. 희망이란 무엇인가? 14
2. 희망은 저항의 힘이다 18
3. 절망은 죄다! 22
4. 살아 계신 하나님 29
5. 전능하신 하나님 36
6. 하나님은 어디나 계시는가? 41
7.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아시는가? 47
8. 아버지 하나님 51
창조주 하나님
9. 창조주 하나님60
10. 창조의 목적64
11. 창조의 보존 69
12. 창조의 진화 73
13. 새 창조 79
14. 오시는 하나님 84
15. 인간의 고난과 하나님 91
16. 하나님을 사랑할 때 96
17. 인간이란 무엇인가? 99
18. 죄인 105
19. 몸과 마음 109
예수 그리스도
20. 예수는 누구인가? 116
21. 하나님의 나라(1) 120
22. 하나님의 나라(2) 125
23. 하나님의 나라(3) 131
24. 하나님의 나라(4) 134
25. 겟세마네 139
26. 골고다 143
27. 왜 그리스도는 고난을 받았는가? 147
28. 뒤따름의 부름 152
29. 뒤따름의 의미 155
30. 그리스도의 부활 159
31. 부활의 의미 164
그리스도인의 삶
32. 성령은 누구인가? 172
33. 성령의 사귐 안에 있는 교회 178
34. 종말론적인 공동체 185
35. 세계를 위한 교회의 임무 192
36. 중생(重生) 196
37. 성화(聖化) 201
38. 건강과 행복 208
39. 깨어 기도하라213
40. 응답받는 기도 218
부록
몰트만의 생애와 신학
– 삶에서 우러나오는 신학 226
참고도서 약어 239
지은이┃위르겐 몰트만
1926년 4월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출생한 몰트만은 17살에 제2차 세계대전에 투입되었다가 지옥과 같은 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포로수용소에서 성서에서 새로운 삶의 희망을 발견했고, 그리스도인이 되어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괴팅엔 대학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교수자격 논문을 완성했다. 부퍼탈, 본, 튀빙엔 대학에서 신학을 가르쳤다. 『희망의 신학』(1964)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한 그는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1972)과 『성령의 능력 안에 있는 교회』(1975), 『삼위일체와 하나님의 나라』(1980), 『창조 안에 계신 하나님』(1985), 『예수 그리스도의 길』(1989), 『생명의 영』(1991), 『오시는 하나님』(1995), 『몰트만 자서전』(2006), 『희망의 윤리』(2010) 등 수많은 명저를 남겼다. 올해 89세를 맞이한 그는 지금도 왕성하게 집필과 강연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옮긴이┃이신건
서울신학대학, 연세 연합신학대학원, 튀빙엔 대학(신학박사)에서 수학하고, 지금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조직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조직신학입문』, 『칼 바르트의 교회론』, 『어린이 신학』, 『인간의 본질과 운명』, 『종말론의 역사와 주제』, 『교회에 대한 오해와 이해』, 『예수의 정체와 의미』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교의학』, 『고대교회와 동방교회』, 『칼 바르트의 정치신학』, 『희망의 신학』, 『삼위일체와 하나님의 역사』, 『칼 바르트 신학묵상』, 『디트리히 본회퍼 묵상 52』, 『성도의 교제』, 『나를 따르라』, 『몰트만 자서전』, 『유대교』 등이 있다.
|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
|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Feel free to contrib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