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교역사보존위원회(위원장 이병우 감독)가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감리교회의 자랑스런 인물인 신석구 목사를 전국의 성도들과 어린이들에게 알리는 작업을 펼친다.
이를 위해 역사보존위원회는 교회학교전국연합회와 12개 연회, 충청북도교육위원회와 함께 신석구 목사의 일생을 다룬 책 ‘출이독립’을 출간하고 독후감 공모전을 개최한다.
총상금 5000만원 규모의 이번 독후감 공모전은 대상 1명과 교회학교와 청년, 성인부 등 최우수상 각 1명이 선정되며, 각 연회별 연령에 따른 우수상도 지급될 계획이다.
신앙과지성사(대표 최병천 장로)가 출간한 ‘출이독립’은 이덕주 교수가 쓴 신석구 목사의 글을 누구나 보기 쉽게 요약 재편집한 것으로 신석구 목사의 일생을 따라가며 가슴 절절한 그의 애국애족 나라사랑과 하나님 사랑을 담아낸다.
‘출이독립’이란 말은 식석구 목사가 체포됐을 당시 “계속 독립운동을 할 것인가?”하는 일본인 검사의 질문에 “나는 한일합방에도 반대하였으니 독립이 될 때까지 할 생각이다”라며 감옥을 나가게 된다면 또 독립운동을 할 것이라는 그의 결연한 의지를 한자어로 표현한 것이다.
독후감은 시, 기도문, 설교, 에세이 등 자유로운 형식으로 쓸 수 있으며 신석구 목사의 삶과 신앙을 통해 받은 감명과 각오, 제안 등이 독창성 있게 묘사되어야 한다. 분량에는 제한이 없다.
도서 ‘출이독립’은 각 연회와 교회학교연합회를 통해 구매할 수 있으며, 교보문고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 있다.
독후감은 오는 8월 1일부터 9월 7일까지 이메일과 우편접수를 통해 할 수 있다. 역사보존위원회 위원장 이병우 감독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교계를 비롯해 많은 사회단체들이 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정부가 3·1운동 기념사업을 남북이 공동으로 추진할 것으로 밝혀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감리교회가 누구보다 발빠르게 지난 3월 1일 유관순체육관에서 준비대회를 연데 이어 전국적으로 신석구 목사에 대한 독후감 공모전을 개최한다는데 의미가 깊다. 어떤 뜻이 담겨있나.
내년(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3·1운동은 기독교 천도교 불교가 연합하여 일제에 항거해 전개한 독립운동이다. 민족대표 33인은 누가 임명한 것이 아니라 고난의 역사에 자진하여 나선 분들이다.
그중에 기독교인이 16명으로 가장 많았고 기독교인 중에는 감리교인이 9명으로 제일 많았다. 이는 당시 장로교 교세의 4분의 1밖에 되지 않았던 감리교로서는 엄청난 숫자였다. 그만큼 감리교회가 독립운동에 앞장섰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민족대표 외에도 최초의 신식교육기관이었던 감리교가 세운 배재학당 출신으로는 이승만, 지청천, 여운형, 남궁억, 서재필, 주시경 같은 분들이 있었고 여성 최초의 교육기관이었던 감리교회가 세운 이화학당을 대표하는 류관순 열사와 학생들도 있었고 상동교회 전덕기 목사를 중심으로 김구·이준 등이 전국감리교청년연합회를 소집하고 보호조약무효화투쟁을 전개하였다.
이 투쟁은 일제의 무력으로 무산되었으나, 그 뒤에도 이회영·김구·이동녕·이준·이갑·안창호·이승훈·이동휘·양기탁·이필주·최성모·김진호 등이 모여들어 독립운동을 모의하였고, 1907년에는 상동교회에서 신민회(新民會)가 조직되어 민족운동을 주도해 나갔다. 또한, 같은 해 이 곳에서 이준의 헤이그 특사파견을 모의하고 실행하였다.
이렇듯 민족운동의 요람지가 된 상동교회는 그 안에 상동청년학원을 세워, 젊고 유능한 민족 운동가를 양성하였다. 한편, 주시경·최남선·장도빈 등이 한글보급운동과 국사지식의 보급운동을 펴, 민족의식과 올바른 사관 확립에 힘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감리교회가 독립운동과 대한민국 건설에 이바지한 공로를 별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는 우리가 선조들의 애국운동에 무관심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면에서 100주년을 맞이하여 선조들의 애국정신을 선양하여 감리교회의 위상을 높이고 감리교회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독립운동에 앞장 선 인물들이 많이 있고, 감리교인도 많다. 그중 신석구 목사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의 순교자 하면 주기철 목사가 떠오를 정도로 모든 사람이 알고 있다. 주기철 목사의 신사참배 반대 운동과 그로 인한 고난과 순교는 잘 알려져 있고 또 주기철 목사 순교 기념관도 잘 세워져 있다. 저도 젊어서부터 주기철 목사의 전기 「진달래 필 때 가버린 사람」을 읽고 일사각오신앙에 깊은 감명을 받아서 그분을 본받는 목사가 되겠다고 다짐하며 살아왔다.
그러면 감리교회 순교자하면 누가 떠오르는가? 선뜻 떠오르는 인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저는 신석구 목사님을 알게 되면서 신석구 목사님은 주기철 목사님과 같이 훌륭한 순교자임을 알게 되었고 독립운동에 있어서는 주기철 목사님보다 훨씬 훌륭한 분임을 알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은 기록이 없기 때문이다. 역사는 기록하는 자의 것이기 때문이다.
신석구 목사님은 세 가지 면에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위대한 인물이다.
첫째, 신석구 목사님은 주기철 목사님 못지않게 신사참배 반대운동을 하셨으며 그로 인한 투옥과 고난을 받으셨다. 주기철 목사님도 신사참배 반대로 고문을 받으시다가 1944년 순교하셨지만 신석구 목사님은 고난받은 기간이 훨씬 길어 해방되던 날까지도 살아있는 순교자였다. 그리고 최후에는 공산당에게 처형을 당하여 순교하신 분이다.
둘째, 신석구 목사님은 신앙을 구국의 방편으로 삼아 독립운동에 앞장서서 민족대표로 참여하신 분이다. 주기철 목사님은 신사참배 반대운동을 통하여 독립운동에 간접적으로 참여하셨다면 신석구 목사님은 보다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을 하신 분이다. 신석구 목사님은 천안에서 신사참배 반대운동으로 투옥되어 말할 수 없는 고문을 받으셨으며 그 고난은 해방이 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셋째, 신석구 목사님은 예수님의 마음으로 양떼를 돌보신 선한 목자이시다. 신 목사님은 심방할 때 가난한 성도들이 대접하는 것으로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미숫가루를 만들어 가지고 다니면서 심방하였다는 유명한 일화가 있다. 또 북한에 공산 정권이 들어서서 많은 사람들이 월남을 하였고 많은 분들이 신석구 목사님에게 월남을 권유하였으나 함께 내려가지 못하는 성도들을 두고 떠날 수 없다고 하면서 북한 공산치하에 남아 목회를 하신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신 분이다.
▹신석구 목사님은 어떤 분인가? 독자들을 위해 소개한다면?
신석구는 우리 민족이 당한 최대의 시련과 수난의 시대를 살았다. 일제 침략과 국권 상실의 시련기에 일제 강점기의 수난을 몸으로 체험했으며 노년에는 민족 분단을 안타까워하며 항거하다가 6·25 민족상잔의 전쟁 중에 처형되었다. 그는 일평생 민족에 대한 관심을 저버린 적이 없었다. 기도 중에 잃어버린 나라를 되찾을 기회를 잃지 말라는 하늘 음성을 듣는 체험을 거쳐 3·1운동에 민족대표로 참여 할 수 있었다.
일제 말기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옥고를 치른 것이나 해방을 옥중에서 맞이하게 된 것도 타협을 거부하는 불굴의 민족 신앙 때문이었다. 해방 후 북한에서 수난을 당한 이유도 이념에 앞서 민족을 외쳤기 때문이다. 진정한 의미의 신앙은 민족구원으로 구현되어야 함을 강조했고 그에게 신앙과 민족은 십자가를 이루는 두 개의 통나무와 같았다. 이 둘이 하나로 연결되어 민족을 위해 십자가를 지는 신석구다운 그리스도인의 신앙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신석구 목사님의 책이 다시 나왔다.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신 목사님의 책은 이덕주 교수의 노력으로 처음 출간되었는데 15년이 넘었고 연구자료 중심이 되다 보니 내용이 좀 어렵고 부피도 두꺼웠다. 2012년에도 다시 발간되었으나 이것도 젊은이들이 읽기에는 여전히 어려워서 읽기에 편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되어 감리교역사보존위원회 이름으로 이덕주 교수와 신앙과지성사에 부탁하여 새로운 책으로 재구성돼서 ‘출이독립(出以獨立)’ 이란 제목으로 출판하게 됐다.
이 책의 제목은 법정에서 검사가 “장래에도 독립운동을 하겠는가?”라고 물을 때 신 목사님은 석방되어도 다시 독립운동을 하겠다 말하였는데 이 말을 사자성어로 하면 출이독립이다. 이 말에는 신 목사님의 굳은 의지가 담겨 있어서 제목을 그리 정했다.
이 책은 한마디로 고난받는 민족과 가난한 민중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간 인간 신석구의 삶과 사랑과 죽음이 담긴 질그릇이다. 이 책은 민족과 민족이 충돌하는 세계에서, 부자와 가난한 자가 갈등하는 사회 속에서 더욱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추구하는 삶과 희생을 통해 함께 더불어 살아가려고 하는 삶이 어떤 것인지 분명하게 보여 준다.
따라서 청년실업이 만연한 불확실성의 시대, 분단의 아픔을 딛고 통일의 시대를 살아가야 할 젊은이들이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할 것이다. 이 책이 나라와 민족과 교회를 사랑하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서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평화의 지평 위에서 맞을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