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 가정에서 태어나 가톨릭교회 일치의 은사와 동방정교회의 깊은 영성에 주목한 로제 수사. 74년 전 프랑스 떼제 마을에 ‘분열 이전의 교회’에 뿌리를 둔 ‘형제 공동체’를 창설했다. 지금은 지역이름인 ‘떼제’로 더 유명한 공동체가 됐다. 서구의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던 시절, 로제 수사는 그들을 공동체로 초청해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삶을 나누고 격려했다. 로제 수사가 제창한 ‘젊은이들의 공의회’와 ‘신뢰의 순례’ 모임에는 매년 수만 명의 청년들이 참여했다.
이 책은 한국인 수사가 옮겼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프랑스 떼제를 방문한 역자는 1992년 떼제공동체의 수사로 종신서약을 했다. 프랑스 떼제에 살면서 매년 한국과 북한을 방문하고 중국 여러 지역을 다니고 있다. 역자는 “오늘 우리 한국 사회에 필요한 복음이라고 한다면 하나님의 사랑이다. 로제 수사는 모든 이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말이 아닌 삶으로 보여주었다.”며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그리스도의 사절로서 몸소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시대의 요청이라고 말이다.
책은 우선 읽기 쉽다. 로제 수사가 부르심에 응답하기까지의 과정과 떼제공동체가 세워지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다양한 사진과 길지 않은 글로 소개되어 있다. 로제 수사의 육성을 풀어 쓴 책이라 가까이서 이야기를 듣는 듯 친근하다. 특별히 2005년 로제 수사가 소천하고 나서 전세계인이 보내온 추모 메시지에서 발췌한 글도 함께 실었다.
내년이면 로제 수사의 탄생 100주년, 소천 10주년, 떼제 창립 75주년이 되는 해라 더욱 뜻 깊은 출판이다. 종교와 교파를 넘어 ‘화해와 일치’를 외치고 몸소 실천한 로제 수사의 외침이 오늘날 한국 교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떼제공동체 엮음/ 신한열 옮김/ 신앙과지성사 펴냄/ 140쪽/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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