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시대의 복음
<민중시대의 복음>, 장기천 지음, 신앙과지성사, 1989 1.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 감독님 돌아가신지도 10년이 넘었다. 어느덧 내 나이도 67세가 되었다. 출판된 지 33년이 지난 이 책을 부여잡고 홀로 사무실에서 그리운 장 감독님의 모습을 회상하면서 이 글을 쓰는데, 평소 동생처럼 지내는 광현교회 서호석 목사가 전화를 했다. “이 책이 5월에 출간되었는데 아이러니하게 감독님도 5월에 돌아가셨다면서, 5.18. 5.16 등 한국의 비극적인 역사 5월의 시간들을 그렇게 가슴 아파하시더니 진작 본인도 5월에 떠난 사람이 되고 말았다.”라고 서 목사에게 전하는 말끝이 흐려졌다. 오랫동안 잊고 있던 이 책 소제목 중에 “우리에게 5월은?”이란 글이 있는데, 5월을 염려하며 5월에 떠나가신 감독님을 생각하며 소개해 본다. “5월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수많은 인명을 살상당한 광주시민들을 사회적으로 교수형에 처했던 사람들이 지체없이 자신들의 과오를 참회하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마땅할 것입니다. 그 아픔을 나누지 못한 자신들을 부끄럽게 여기며 회개해야 할 것입니다. … 감리교도 여러분! 한국의 감리교회는 하나님으로부터 겨레를 위한 예언자로 부름 받았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향해서는 이 겨레의 죄와 허물을 속량하는 제사장이 되어 몸으로 산제사를 드리는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임을 기억하고 기도합시다.” 나는 오늘에 들어도 유효한 감독님의 글을 마주 대하니 감개무량했다. 감독님이나 목사님이라기보다 선생님으로 여기며 지내온 것이 명예롭다. 그래서인지 장 감독님의 예언자적 소명과 외침이 가득 담긴 이 책을 펴낸 출판인으로 자부심을 느끼며 가슴 벅차다. 2. “책은 3부로 구성되었는데, 제1부는 한국교회 일치운동과 한국사회의 민주화 운동, 민족의 평화통일 운동에 대한 평소의 소견을 담은 것이기에 ‘복음과 역사의식’이라 정했다. 제2부는 한국 감리교회의 감독으로서 새 교회로의 변화와 진보를 요청하는 목회 서신들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복음과 새 교회운동’으로 정했다. 제3부는 동대문교회의 목회자로서 해가 바뀔 때마다, 중요한 교회 계절을 맞을 때마다 신도들과 동시대인으서, 혹은 그들의 이웃으로서, 바르고 분명한 입장을 밝히는 글들을 모았으므로 ‘진리와 희망을 찾아서로 정했다. … 나는 예수를 믿고 그를 전하는 한, 민중선교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오직 민중을 위해 사셨던 예수의 말씀, 그의 사랑, 그의 희망에 관해 날마다 명상하며 증언하지 않을 수 없다.” 3. 말씀뿐만 아니라 장 감독님은 음으로 양으로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사실 밀알기획·신앙과지성사가 오늘까지 내려오는 데는 초창기 장 감독님의 관심과 사랑이 큰 힘이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신앙과지성사의 이름으로 두 번째로 1989년 5월 15일 출판된 이 책을 소개하는 지금 한국 감리교회가 낳은 시대적 사명을 감당한 예언자요, 특별히 청년을 사랑했던 사랑의 사도인 장기천 감독님이 더욱 그리워진다. 아울러 오늘의 현실과 상황은 장 감독님과 같은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다시 계획을 세워 이 책을 재출간하는 작업을 모색해 보아야겠다. 최병천 장로(신앙과지성사 대표)
|
||||||
<저작권자 © 당당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7662 |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Feel free to contribute!